“와 형님 몇 년 만입니까. 너무 반갑습니다.” “어이, 이 감독. 잘 지냈어. 얼굴 좋네.”지난 3월 7일 프로야구 레전드 중의 레전드라는 김봉연(金奉淵·70) 전 극동대 교수와 이만수(李萬洙·64) 전 SK와이번스 감독이 서울 서초구 한 식당에서 만났다. 해태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 소속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놓고 피 말리는 경쟁을 벌였던 두 사람이다.지금부터 40년 전인 1982년 3월 27일 한국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삼성라이온즈와 MBC청룡의 첫 경기에서 4번 타자 이만수는 한국 프로야구 1호 안타, 1호 타점, 1호 홈런을
“단풍은 늦가을 환락이요 빨노란 열정이며 주검 앞 성숙이라. 동장군 지척에 두고 그분이 내려 주신 환타지여라….”올해도 예외 없이 9월 28일 설악산 대청봉에서 단풍이 시작됐다. 중부권에서 가장 높은 해발 1708m 대청봉을 향해 헉헉 올라가니 대략 1500m 일대부터 붉고 노란 단풍을 만났다. 앞으로 두 달 가까이 벌어질 형형색색 퍼레이드의 개막식이다. 고진감래(苦盡甘來). 첫 단풍은 이렇게 고생한 등산객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아직 지상세계에서는 전혀 분위기를 감지할 수 없지만, 보름쯤 지나면 붉고 노란 기운은 아래까지 내려온다
지금부터 50년 전인 1971년 6월 9일. 제26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경북고와 경남고가 맞붙었다. 경남고는 전날 김영삼 동문이, 경북고는 그날 김수한 동문이 야구장을 찾아 응원했다. 훗날 대통령과 국회의장을 지낸 사람들이 직접 찾을 정도로 열기는 대단했다. 고교야구는 예나 지금이나 기본기가 생명이다. 경남고는 8회 말 실책 2개로 1점을 허용, 결국 경북고가 1대0으로 우승했다.그해 청룡기·황금사자기·대통령배 ·봉황대기 등 중앙 4개 대회를 비롯, 지방에서 열린 쌍룡기(화랑대기로 개명)와 문교부장관기까지 6개
우리나라 성인이라면 은근히 ‘이스라엘 스트레스’를 한 번씩 경험했을 것이다. 1948년에 정부를 수립한 대한민국과 국가를 재건한 이스라엘의 동류의식이랄까, 경쟁의식이랄까.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때 이스라엘의 집단농장인 키부츠와 모샤브를 벤치마킹하자는 분위기가 뜨거웠다. 북한의 무력 도발이 잦아지자 “전쟁 나면 이스라엘 유학생은 귀국하지만 아랍 유학생은 도망가 버린다”는 스토리텔링이 회자되었다. 학창 시절에는 유대인 천재 교육법을 배워야 한다며 이름도 생소한 ‘탈무드’나 ‘하브루타’ 같은 단어를 알은척했다. 직장에 들어가니 ‘창조경제에
예루살렘을 방문할 때마다 성전산(聖殿山·Temple Mount)을 꼭 찾는다. 사실 산이라는 느낌은 없고 대략 동서로 300m, 남북으로 500m 정도인 마름모꼴 광장이다. 중심에는 황금돔 이슬람사원이 눈길을 잡아당긴다.성전산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최고 화약고다. “성전산에서 갈등이 커지면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이스라엘은 1967년 6일전쟁을 통해 요르단으로부터 예루살렘과 성전산을 탈환했다. 하지만 이미 이슬람 성지가 된 성전산을 강제 접수하기에는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운영은 요르단의 지원을 받는 이
지난 4월 7일 강화도 고려산(436m) 입구에 들어섰다. 하지만 ‘4월 5일부터 등산로 전면폐쇄’라는 안내판을 보고 차를 돌려야 했다. 10일부터 입산통제한다는 공고를 보고 갔는데 이럴 수가, 당초 예상보다 진달래 개화(開花)가 빨라져 통제를 앞당겼다고 한다. 고려산은 작년에 이어 진달래 축제는 물론 입산 자체가 불가능하다.하루 전인 4월 6일, 경남 창원의 진달래 명소인 천주산(638m)은 평일인데도 입구 쪽 천주암 주차장이 만석이었다. 좁은 경사길에 겨우 주차했다. 정상석인 용지봉에서 인증샷을 찍는데 마스크를 낀 채 10분 정
“숨이 턱턱 막혀 온다. 심장이 너무 뛰어 토할 것 같다. 정상이 코앞인데 죽어도 포기할 순 없지. 마지막 파이팅을 외쳤다.”마치 히말라야 정상을 눈앞에 둔 알피니스트의 외침 같다. 하지만 사실은 2011년 3월 26일 서울 청계산 매봉(582m)에 처음 올랐을 때 일기다. 누구에게는 산책로 수준이겠지만, 업무 스트레스와 운동 부족으로 망가지는 저질체력에게 청계산 정상은 히말라야 그 자체였다.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18년 4월 12일. 저질체력은 남한에서 한라산 다음으로 가장 높은 지리산 천왕봉(1915m)에 처음 올랐다. 멀리